여행(우리나라)/전라북도

봄비 내리는 선운사(2014.2.20)

heath1202 2014. 4. 17. 02:47

이월이라고 봄이어선 안 된다는 법은 없다.

부슬비 내리는 선운사다.

누가 뭐래도 이비는 봄비다. 

왜냐하면 비를 맞으며 막 웃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비는 차갑지 않았고 나뭇가지엔 아직 싹이 눈뜰 기미는 없을 지언정 물기를 한껏 머금어 조금도 앙상하지 않았다.

그리도 봄이 간절했던가.

두터운 각질 같은 겨울에 갇혀 삶도 죽음도 무감해지는가 했더니만 한나절 봄비로 나는 갑자기 만물을 앞질러 금방이라도 싹을 틔울 것 같다.

 

--- 기억들이 머리 속에서 다 용해되어 가는가 보다.  요즘 왜 이리도 머릿 속이 혼미한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