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싸한 아침공기가 살아있었냐고 한다(14.1.23)

heath1202 2014. 1. 23. 14:08

오랜 만에 이른 아침 집을 나섰다. 

싸한 아침 공기를 깊이 들이 마시며 사뭇 비장한 기분이 되어 찰라 삶의 의미라던가 보람 같은 단어를 생각했다.

아울러 며칠 간의 무위한 생활이 공포로 다가왔다. 

사실 대단한 일거리가 기다리는 것도 아니건만 목적과 의무가 나를 묶는다는 것이 안도가 되는 것이었다.

사실 일년 넘게 며칠에 한 번은 은퇴에 대해 고민을 하지만 이제껏 미래는 막연하다.

퇴직을 한다면 멀거니 빈둥대며 종말을 기다리기에는 남은 삶이 짧지 않고,

그렇다고 새삶을 설계하노라면 새로이 밑그림을 그리고 기둥을 새우고 살을 붙여나가는 것이 오롯이 내몫이 될텐데 

이제껏 주어진 틀안에서 지시에 맞춰가며 살아온 나로서는 홀로 걸음을 내딛는 것이 두렵지 않을 수 없다.

며칠 집에서 지내다보면 속은 단것을 과하게 먹은 날처럼 울렁거리고 몸은 한없이 무겁게 늪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다.

태생적으로 나는 게으른 족속인 것을 알고 있고 이것이 은퇴가 망설여지는 가장 큰 이유다.  내 모습이 너무 빤히 보이니 말이다.

 

 

연말정산을 했더니 공제받을 식구 하나 없이 홀홀 나하나, 내가 이렇게 자유로왔나 싶다.

참 허전한 정산자료.  차감 징수액이 백만원이 다 된다.  쯧쯧, 13월의 월급은... 다음 달은 많이 참고 살아야 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