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내가 오늘 몇 마디나 지껄였던가?(13.10.12)

heath1202 2013. 10. 12. 17:33

참 조용하다.

아이들이 없는 학교는 세상에서 가장 고요한 공간이다.

토요일, 학교 스포츠 활동하러 나온 아이들이 와르르 웃고 떠들고 난 뒤라 더욱 적막하다.

아이들이 빠져 나간 후 나 혼자 있는 시간이 생소해서 책상을 정리하고 난 후 자리를 뜨지 않고 잠시 교무실에 머물러 있어 보았다. 

세상이 참으로 멀게 느껴져 세상을 들어 보려고 귀를 기울여본다. 물리적 거리는 운동장만 가로 지르면 되는데 마음의 거리는 먼먼 다른 세상이다.

 

혼자 집에 있다. 

여러날 연거푸 과로한 뒤라 잠시 몸을 뉘여 보았으나 정신이 더욱 명징해지는 기이한 날이다.

좁은 집안을 서성거려보는데 내 집이 이렇게 휑하니 넓게 느껴지긴 처음이다.

서너시간을 몇 번을 일어났다 앉았다 누웠다 했다.

문득 창 밖을 내다보니 가을해는 성큼성큼 걸음이 재기도 하다.  온기 없는 마지막 햇살이다.

이제 혼자 있기가 싫어진다. 오늘 하루, 너무 과묵했다. 해가 지기 전에 누군가 들어섰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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