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호흡으로 생각해 본 지가 언제인지 모르겠다.
삶의 깊이, 폭 어느 것 하나 고민할 여력이 없다.
무엇이든 그저 찰라이거나 지나치는 현상일 따름이다.
고뇌같은 단어는 너무 무거워 감당할 수 없다.
그저 감정의 너울이 일렁이는대로 기쁘거나 슬프거나 무심할 뿐이다.
나의 글이란 것이, 그러므로 늘 假睡의 잠꼬대 같다.
날것의 현실을 차마 보지 못하고 가늘게 눈을 감은 채 속눈썹 너머로 보는 세상.
내 思考는 틀을 잡고 벽을 세우고 꾸미고 온기를 품는 그런 집이 아니라 누구도 깃들지 않을 임시거처다.
잠깐 눈비나 피하면 그뿐일 따름인.
희망이란 지주가 없어 약해져만 가는 내 정신의 힘이 나는 슬프고 걱정스럽다.
먼길을 가지는 않을 테지만 그래도 내가 길을 나설 때가 있을 텐데,
과연 중도에 주저앉지는 않을런지.
삶에 대해 간명하지만 더 단호한 확신이 필요한 나이다.
그렇지 않으면 나의 삶은 갈수록 비루해질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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