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새겨볼 마음

늦은 자탄(12.09.06)

heath1202 2012. 9. 6. 02:09

 

 

네가 꽃 피는 동안 나는 네 곁에 없었다

너는 아름다워 홀로 더욱 처연했으리

네 삶의 절정에 눈부셔하며 나 또한 함께 절정이어야 했겠지만

그 때 내 삶에는 환희가 없이 홀로 낯설고 추운 거리를 쏘다니고 있었다

너는 인생의 가장 슬쓸한 때를 맛보았으리라

그리고 그 때가 바로 내 사랑이 지는 순간이었으리라

 

네가 죽어갈 때 나는 네 곁에 없었다

홀로이 떠나는 너는 더없이 섧고 외로웠으리라

하여 이제 나의 죽음은 너보다 외로워야 하나

나는 염치도 없이 죽음이 무섭고 네가 그립다

바람부는 고갯마루에 서서

나는 나부끼는 타르초처럼 마음이 섧고 길이 멀다

 

사랑도 삶도 절로 그것인 것을

나만 청맹과니처럼 그걸 몰랐구나

그렇게 죽여버린 삶이 이유.

 

 

 

 

* 6개월의 긴 연수가 이제 사흘 지났다.

   앉아 있는 게 익숙하지 않고 남의 말을 듣는 건 더욱 적응이 안 되어

  쉴 새 없이 몽상의 세계를 오가고 있다.

  무엇보다도 힘든 게 좀체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직업인으로 할일이라 하긴 한다만 나는 별로 영어 따윈 배우고 싶지 않다.

   그냥 게으르게, 많이 생각하고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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