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祈雨(12.06.26)

heath1202 2012. 6. 27. 11:48

운동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언덕위 나무들이 쏴아쏴아 소리를 내고 있다.

마치 시원하게 쏟는 빗소리 같다.

하늘은 무슨 전조처럼 뒤숭숭해서, 

적막 속에 홀로 선 나는 소름이 돋는 전율이 느껴진다.

지금 나는 나무들과 바람과 드물게 서늘한 초여름의 대기와 속을 알수 없는 하늘, 그리고 나와 함께 있다.

따뜻한 숨을 쉬는 것이 주변에 하나도 없다는 것이 쓸쓸하고 나는 정말 자유롭다고 생각한다.

바람이 비를 머금은 것일까, 나는 원시의 무당처럼 내일을 점쳐 보려고 한다.

흐린 마음으로 무엇을 보겠는가마는 간절함을 가져야 진심일테니 기도하듯 마음을 모아보고자 한다..

두달이 가깝도록 비가 오지 않으니, 혹시 무슨 형벌이라도 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두렵다.

원죄 같은 것에 대해서 말이다.

별하나 없는데 하늘은 밝고 전운처럼 구름이 거칠다.

정념처럼 끼치는 습기가 있어야 제격인 초여름의 막바지인데, 바람이 아주 냉정하다.

 

내일을 읽을 수 없는 나는 그저 바란다.  아주 불편한 궂은 날씨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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