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에 '언제...해봐야겠다'는 말이 참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나이 들어서도 이런 일 저런 일 관심이 많은 동료를 보며 한 이백살은 살아야겠다고 놀리곤 하는데,
나야말로 나중에, 언제로 미루어 둔 일들을 시늉만 하려 해도 그 농담이 무색할 것 같다.
극명한 차이는, 동료는 매사 열렬해서 수명의 용량을 초과한 거고,
나는 권태와 게으름으로 내 수명의 의무를 안 한 탓이다.
삶의 한 마디 한 마디를 넘기는 게 나는 참 지루하다.
삶을 그냥 되든지 말든지 흘려 보내거나, 후다닥 해치우고 누워 버리거나 하고 싶은.
여하간 매사가 같은 중량을 가질 수는 없는 일이나 나는 한결같이 가비엽게 매사를 방기한다.
가끔 징징거려주는 성의도 없이 무념무상, 쉽게도 맞고 쉽게도 보낸다.
늘 누구 못지 않게 삶을 응시하길 갈망하면서도
내 마음을 붙들어 매고픈 것이 대체 무엇일까 알지 못하면서
혹여 언젠가는 마음이 움키고 싶은 것이 있을 때가 있지 않을까 싶은 모양이다.
그래도 자꾸만 언젠가, 언젠가 하는 걸 보면.
언젠가는 내가 스스로 기특한 날도 있지 않을까 싶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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