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곧 지나가리니?(12.06.20)

heath1202 2012. 6. 20. 06:25

눈을 떠보니 이른 새벽.

늘 두 세시 쯤의 늦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다가 모처럼 두어시간이나 일찍 잠에 떨어진 모양이다.

보호모드로 전환되어 있는 컴퓨터를 다시 켜 보니 바로 이 화면, 글 몇 줄 끄적여보려다 머리 속이 막연하여 잠시 누웠던 기억이 난다.

그대로 글쓰기 빈 화면, 단 한 글자도 써지지 않은 채다.

그랬다.

백지처럼, 혹은 엉킨 실타래처럼 아무것도 생각할 엄두가 나지 않는 요즘이었다.

서양 속담대로, 지푸라기 하나만 더 얹으면 등이 부러질 것처럼 한계를 사는 느낌으로 견뎌온 것 같다.

짐을 벗고 홀가분하다 산 날은 없었지만 그래도 요즘 많이 하늘 말대로 '곧 지나가리니'를 주문으로 읊고 견딘다.

 

정말 생각을 모으고 파고들 여력이 없다.

'왜 사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더욱 깊어지면 어쩌려고 이렇게 사는지 모르겠다.

하루하루, 한순간 한순간을 눈앞의 불을 끄며 산다는 것이 얼마나 불안하고 허망한 것인지 이미 삶에 대한 회의에 상당히 빠져있는 참이다.

더 깊어지면 안 될 터인데...

 

너무 일찍 깨어 오늘도 아침부터 몸이 무겁겠다.

어찌 되었던 오늘 몫을 잘 살아야 할 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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