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새겨볼 마음

빈 집(12.04.13)

heath1202 2012. 4. 13. 15:33

십일월에 들어와 살리라던 사람들은 끝내 오지 않았고

긴 겨울지나 봄이 반이나 지났는데도

누가 온다는 기약이 없다.

사람의 온기를 잃은 집은 수선화처럼 환한 봄볕 아래에서도 어둡고 춥다.

주인 없는 뜰에도 꽃이 피었다.

워낙이도 알뜰하던 옛주인의 손길을 기억하는지

뜰에는 섣불리 잡초가 돋지 않았지만

사랑받지 못한 꽃나무는 성글고 쓸쓸하다.

 

갈 곳이 없는 사람만 아픈 것이 아니다.

온기를 품지 못한 빈 집도 속속이 외로움으로 앓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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