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새겨볼 마음

당신이 잠자는 사이(12.04.06)

heath1202 2012. 4. 6. 16:06

어제, 그제 이틀을 혼절한 듯 일찍 잠이 들었다. 마치 기면증 환자처럼.

깊은 잠 끝에 거짓말처럼 홀연 깨어선 조금 슬폈다.

새벽 서 너시 사이, 모두가 잠들어 있는 시간을 홀로 서성이는 것이 외로운 일이 되었다.

홀로 깨어있다는 것이 마냥 뿌듯하고 흥겨웠는데, 이제 그 시절이 끝나 가는 건지.

밤새 불을 밝히고 사는 나 때문에 깊은 잠에 들지 못하는 토끼와 얘기를 나누거나,

좀체 잦아들지 않는 봄바람이 마당의 잡동사니들을 이리저리 몰고 다니는 소리를 듣거나

감동없는 영화뿐인 채널들을 여기저기 헤매다가 결국 it채널같은 다큐 채널로 낙찰을 보거나

새치를 뽑거나 갑자기 윗몸일으키기를 하거나 하며

갈피없는 시간들로 날을 밝히고,모두가 총총 일터 갈 준비를 할 즈음 나의 몸은 이제 반수의 늪으로 빠져들기 시작한다.

애써 추스린 몸은 퇴근 시간보다 더 고단하고 눈은 벌겋게 충혈되어 있다.

아침부터 절망이다.

건강한 수면 습관이 부러운 때이다.  이제부터 조금 달리 살아볼까.

그러면 더욱 행복해질까.

 

나보다 더 종잡기 어려운 것이 요즘 날씨다.

요며칠 전에는 안개가 하도 짙어서 또 길을 잃을 뻔했다.  처음 맞는 봄처럼 좀체 봄을 모르겠다. 

 

'다시 새겨볼 마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에 놀라다(12.04.13)  (0) 2012.04.13
기다리다(12.04.12)  (0) 2012.04.13
내 불행의 이유(12.03.30)  (0) 2012.03.30
gloomy...(12.03.29)  (0) 2012.03.29
잠시 머무는 집  (0) 2008.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