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2011년, 잘가라(11.12.29)

heath1202 2011. 12. 29. 14:03

 

오늘 방학식을 하여 아이들은 일찍 하교를 하고 동료들은 그리운 남쪽 통영으로 연수를 떠났다.

학교가 적막하다.

다시 그들을 만날 때는 새해가 한달은 간 후일 것인데, 새해 인사를 해야 된다는 것을 잊었다.

해가 가고 오는 것에 대해 아무런 감흥을 갖지 않게 된 것이 언제부터인가.

연말이라고 유난한 것은 학기말이라 많이 바쁘다는 것 말고는 정말 별일이 없다.

송년회도 한번 밖에 없었고, 그것도 예의상 참석했다.

무덤덤히 있다가 연말이라고, 새해라고 왁자한 주위에 어리둥절해지곤 한다.

의식적으로라도 기억을 단속하며 여행 떠나기 전에 몇 분 어르신 친지에게 새해인사는  챙겨야겠다.

 

내일이면 하노이를 향해 떠난다.  여행 일정은 하노이 in, 방콕 out 빼놓곤 다 열려 있다. 

아주 긴 여행은 아니니 베트남에선 하노이 주변, 후에, 호이안 정도 생각하고 있고,

라오스는 전적으로 남편에게 맡긴다.(오래전에 가본 것이 도움이 될려나.어쩌면 나보다 더 헤맬지도...) 

그리고 치앙마이 정도 해서 3주 일정을 마치려고 한다.

일정이 여유롭지 않으므로 좀 더 스트레스가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내키지 않으면 아쉬워도 건너 뛰어가며 여유있는 일정을 가져보려고 한다.

하노이, 후에, 호이안은 옛날에 가본 적이 있어서 숙제처럼 바삐 답사를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으니

그리운 느낌을 그대로 다시 느껴 보는데 의의를 두려고 한다.

라오스와 타이 북부는 처음 가는 곳이라 마냥 방만할 수는 없고  배운다는 자세가 좀 더 요구될 것이다.

사실 여행을 가든 안 가든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결정적인 차이는 그리운 곳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그리움이란 것은 희망과 마찬가지로 삶을 따뜻하고 풍요롭게 하는 것이니 조금은 더 행복할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떠나기 전에 하루 쯤 쉬는 날이 있어서 토끼랑 개두마리랑 기타 등등의 일을 여유있게 처리해야 하는데,

오늘까지 근무를 하고 바로 내일 가려니 마음이 바빠 죽겠다.

퇴근하면서 사료도 사야하고 이사가는 토끼 짐도 챙겨야 한다.

나를 소중히 여기는 여린 생명들이 나없는 동안 탈없이 잘 지내야 할텐데.

 

교무실에 혼자 앉아 몇 줄 끄적였다.

어쩌면 올해의 마지막 글이 될지도. 글을 쓰고 싶어도 집에 식구가 있어 쓸수가 없다. ㅋㅋ

나는 가족하고도 공유와 분리가 칼 같은데, 블로그도 그 중 하나다.

익명인과의 공유는 허용하나 가족에게는 철저히 사생활의 범위라서 가족들 그 누구도 내 블로그를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끔 글을 쓰고 싶은데 가족들이 북적이면 짜증이 날 때도 있다.

나중에 집지으면 가족도 출입금지인 방을 하나 만들 것이다!!! 너무 유아적인가?)

 

앞으로  삼주 정도는 글 올릴 기회가 없을 것이고,

삼주 후에는 소화불량이 되도록 글을 올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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