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상대적 가치, 상대적 행복의 슬픔(11.12.17)

heath1202 2011. 12. 17. 14:42

 

 

 

 

토요일 오후, 하늘은 오늘도 흐리다.

예전에도 이맘때는 날씨가 늘 이랬었나?

아무런 기억이 없다.

마치 그해 겨울은 다사롭기만 했던 양

올해의 겨울이 견디기 어렵게 침울하게 느껴진다.

어제까지 아이들은 2학기 2회 지필평가(기말고사)를 치루었는데

오늘, 토요일 오후, 영어 인증제 고사를 또 보고 있다.

나도 고사를 보는 애들을 보고 있고.

물론 강제는 아니지만 교육청에서 하는 일을 모르쇠 하지는 못한다.

분명 학교평가에 반영도 될테고.

다음주에는 또 전국 학력 평가가 있다.

아이들의 한숨 소리를 들으면

왜 우리사회가 이렇게 우울한지 저절로 알게 된다.

사회학자가 애써 연구할 필요가 없다.

경쟁과 서열매기기.

사는게 팍팍하기는 어른 뿐이 아니다.

시들어가는 어린아이. 세상에서 가장 두렵고 슬픈 모습.

 

누군가에게 쫓기는 꿈을 꾼 적이 있을 것이다.

공포가 극한인데 발은 안 떨어지고...

정말 꿈인줄 알아도 죽을 것 같은.

그런데 그게 꿈이 아니라면,

쫓는 이의 거친 숨소리를 들으며

기약도 없이 쫓겨야 한다면...

그렇다면 뛰다가 뛰다가,

그래, 니 맘대로 해라,  내가 졌다 할지도 모르겠다.

이제 쉬고 싶다고.

한 순간만 눈 감으면 끝이라고 중얼거릴지도 모르겠다.

 

기도 : 나도 당신도 아이들을 모는 사람이 되지는 말자.

나도 당신도 우리 삶의 냉혹함을 알고 있고,

그 삶에 많이 지치기도 하였으니,

이제 아이들은 우리가 늘 간절히 바랬듯

희망을 꿈꾸며 길을 떠나게 두자.

멋모르고 콧노래도 부르고

가다가 힘들면 쉬기도 하며

제 삶을 제가 곰곰 생각하며 살도록 두자.

내 원껏 살았으니 되었다 말하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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