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창에서 돌아와 가뜩이나 피곤한 저녁에 카오산에 나섰다가 마지막 남은 기력을 소진하고 말았다. 카오산 로드에 몇 번 와봤는데, 요번처럼 번잡하긴 처음이었다. 적당하면 들뜨고 흥겹겠지만 이건 사람에 치여 길을 걷기가 어려울 지경이었다. 유럽이 많이 추웠나? 어쨌거나 온갖 행색의 백인들이 다 이거리로 나섰지 싶다. 여행길에 적당한 방종을 이해 못할 바 아니지만, 왁시글한 사람들이 죄 그렇다면, 그것은 정말 고역이다. 사람들에 밀려 다니다 보니 기진해서 다시 나오고 싶지 않았다. 예전엔 이곳이 방콕 여행의 큰 즐거움이었는데...ㅜㅜ
생각해보니 내가 나이 든 탓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렇든 아니든 카오산이 늘 이런 모습이라면 조금 거리를 두게 될 것 같다.
사족으로... 낮에 카오산 나왔다가 쌩얼에 정말 당황했었다.
우리 숙소가 '타이나라' 맞은편 '피만인'이었는데, 해걸음에 동대문(한인 여행사)에 투어 알아보러 나섰다가 "파쑤엔 요새"를 지나치게 되었다. 흠, 들러봐야겠군 하다가 담날 투어갔다오는 길에 더위에 녹초가 되어 좀 쉴겸해서 이 곳 공원에 들르게 되었다. 짜오프라야강은 정말 기분좋은 강이다. 풍부한 수량이 마음을 넉넉하게 해주고, 사람들과 거리가 없으니 정답다. 짜오프라야 강이 우리네 강과 다른 점은 공원옆이든 민가 옆이든 도로 옆이든 바로 곁에서 흐른다는 것이다. 강에는 시내버스처럼 승객을 실어나르는 배들이 운행되는데, 곳곳에 바로 승선장이 있어서 배를 타고 내릴 수 있다. 별러서 바람이나 쐬러가는 강이 아니라 생활 속에 지척으로 흐르니 방콕시민에게 짜오프라야 강은 각별한 의미일 것 같다. 원래 이름이 메남('어머니 강'이라는 뜻)이었다는데, 충분히 그럴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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