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언저리만 맴돌다 왔었습니다. 내 삶이 그래왔듯이. 섬진강 언저리만 가도, 더 이상 욕심내지 않았었습니다. 그러면서 쌍계사까지 끝도 없이 나래비 선 차들을 보면, 저 사람들은 무슨 소망으로 저 기다림을 감내하는 걸까 궁금했고, 그 기다림이 기껍거나 소명 같은 것이라면, 부러워할 만 하다고 생각했지요. 올해는 저도 욕심을 내 보았습니다. 휴일날, 새벽의 단잠을 뿌리치고 모처럼 내려온 꽃이 아쉬울 리 없는 딸들도 다그쳐 부랴부랴 길을 나섰습니다. 다른 차들을 따돌려야 하니까요. 완주-순천 간 고속도로가 개통되어 구례까지 한 시간반이면 족하더군요. 거기서 쌍계사까지, 틈틈이 섬진강 가에서 차를 세워가며, 부지런피운 데 대한 상을 톡톡이 받았습니다. 태어나서 보아온 벛꽃보다 더 많은 벛꽃을 한 나절에 다 본 것 같습니다. 시기도 기가 막히게 맞아서 지는 꽃도, 덜 핀 꽃도 없이 하나로 피었더군요. 달리는 차에서도 찍기도 하고, 카메라 조작도 잘 못해선지 사진이 영 시원찮아요. ㅜㅜ
일찍 나섰더니 아직도 해가 뜨지 않은 채 지리산 발치에 안개가 자욱합니다.
올갱이 전문 식당이었는데 이름은 생각 안나고, 맛은 괜찮았어요. 땅에 깔려 있는 것이 전부 올갱이 껍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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