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계사가 여러군데 있는 것 같다. 여기는 논산 쌍계사다. 절 양쪽으로 계곡이 있는데, 가문 철이라 그런지 물은 말라 있었다. 어쨌든 우연히 쌍계사가 있단 얘기를 듣고 잠깐 짬을 내었다. 절마당에 들어서 첫 인상은 '참 조촐하다'는 것이었다. 규모가 조금 있는 건물은 덩그러니 대웅전 뿐이었다. 그 좌우로 한 두칸 짜리 건물이 몇동.
다만 내 마음이 넉넉해서 이 절이 내 마음에 와 닿는 줄 알았다. 방문객도 몇 없고 마당에선 한가하게 중년의 부부가 냉이꽃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행색이 소박했지만 그 마음이 풍요로와 다시 보게 했다.
명랑한 스님께서 절 안내를 자처하고 나섰다. 사실 안내할게 무에 있을까 싶었는데, 왠걸...
설명을 듣고 보니 어느 것 하나도 경탄스럽지 않은 것이 없다.
꼭 한 번 찾아가 보시라.
크고 작은 사찰들을 가끜 가보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대웅전을 본 적이 없으니.
현판 양끝 위의 도깨비
곱고 섬세한 대웅전 내부. 세 부처님(석가모니, 아미타여래, 약사여래)위의 닫집이 독특한 구조라고 해요. 게다가 이렇게 새들이 훨훨 날고 있는 모습이 한층 환상적인 느낌을 만들더군요.
설명해 주시는 스님의 열정과 자부심이 대단하십니다. 감사하게도 몇 컷 사진을 찍도록 허락하셨는데, 슬그머니 잽싸게 찍느라 제대로 나오지를 않았습니다.
이 들보는 칡나무라는군요. 안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답니다.
이 곳의 자랑인 꽃문살입니다. 부안의 내소사, 강화도의 정수사, 그리고 이곳의 문살이 대표적이라는데, 제가 본 바로는 이곳이 가장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게다가 문살에서 은은한 향이 뿜어져 나오는 것이 신비롭습니다.
명부전의 염라대왕을 비롯한 신장(?)들이 무서운 모습이 아니라 모두 자애로운 미소를 띠고 있는데, 이또한 이곳의 특징이라고 하더군요.
어느 처사님이 쌓으셨다는 돌탑들. 그 일심이 부럽습니다.
차 마시고 주지스님께 좋은 말씀 듣고 가라 독려하셔서 불자가 아닌대도 감히 주지 스님을 마주하고 앉았습니다. 몸소 농사지어 만드셨다는 우엉차를 여러잔 마시고 간식도 먹고 좋은 말씀도 많이 들었습니다. 아주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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