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의 주말 일상대로 공주로 영화(부당거래)보러 갔는데, 쬐끔 부지런을 떤 탓에 한회 이른 걸 보고, 진로를 청양으로 돌려 칠갑산에서 늦은 점심먹고 그래도 남은 해가 제법 되어 장곡사에 들렀는데, 아~ 뜻하지 않은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예쁜 구절초는 처음 보았다. 무진장 양으로 승부하는 구절초 축제장이 아니라 참으로 조촐한데도 풍요로운 기쁨이 넘쳐나게끔 하는 그렇게 흐뭇한 마음의 꽃밭이었다.
마음이 자꾸 스산해지는 이맘때인데 짧아서 더욱 찬란한 가을 햇살, 가을꽃으로 마음을 위무받을 수 있으니 눈물나게 행복하다. 그래, 이미 네 앞에 있었으나 과한 욕망으로 보지 못했던 것들을 맑게 눈 비비고 찾아 보자꾸나.
장곡사 가는 길. 올핸 단풍이 좋을 거라더니, 지난 번 추위의 급습 때문인지 낙엽이 추레하니 덧없어 버렸다.
산행객들이 참 많았다. 참 좋았겠다고, 산행을 접은지 오래인 나는 부러워했다.
소박해서 참 정겨운 장곡사. 장곡사는 사람을 압도하는 게 하나도 없다.
번듯하니 우러를 건물하나 없고 네귀 반듯하게 구획한 마당도 없으며
눈을 호리는 산뜻하고 현란한 단청도 없다.
대웅전은 큰 절의 명부전만이나 한가, 들어가 절을 할까 쭈삣거릴 것도 없겠고,
마루엔 늘 산에 다녀오는 이들이 자기 집인양 편히 앉아 피곤한 다리를 쉬고 있다.
물론 입장료도 없고 마루 한켠에서 공양미 한봉지 오천원, 커다란 초 두개 오천원하고 팔 뿐이다.
언제 나도 엎드려 절하고 싶다. 기꺼이 오만한 마음을 내려놓고...
참 마음이 편안해지는 대웅전
행복한 모습 인증 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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