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영화를 볼까도 했지만, 극장 앞에서 과감히 미련을 버리고 마곡사로 향했다.
올가을 마곡은 다시 없으려니, 유난히 올가을엔 마곡사 생각이 났으므로 안가면 후회도 길 것 같았다.
오늘은 올들어 가장 추운 날이었고 바람도 제법 날을 세웠다.
맞바람을 맞아가며 가는 마곡사 길은 그러나 가벼운 흥분마저 일 정도로 기분이 좋았고,
예전에 보이지 않았던 풍경이 속속이 느껴지는 게 나이를 먹었지 싶다.
이제껏 본 마곡사 중 가장 아름다왔다.
가장 기분이 좋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
이상하게도 마곡사의 나뭇잎들은 별로 타지 않고 간간히 단풍도 곱게 들어 그동안의 감질을 해소해 주었다.
나이가 들면서 마음의 감도가 좋아지는 것은 분명하다.(때로 너무 좋아 노이즈도 생기고...)
젊음을 잃는 서글픔이 퍽이나 보상이 된다, 나 같은 경우엔.(그래도 당근 젊은 게 좋지만,어차피 돌이킬 순 없는 것이니)
그리고 그렇게 생각해야 행복 하잖나.
단풍이 곱다한들... 목 떨어지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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