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빗낱이 뿌리는데, 휴일이면 헤매다니는 습관으로 무작정 나선길이다. 보령댐에 갔다가 외산에서 청양 쪽으로 길을 잡았다. 생전 첨 가보는 길이 갑자기 왜 궁금해졌을까. 그냥 좋을것 같았다.
아마도 무지개가 끌었나 보다. 부여와 청양의 군계를 조금 넘어섰을까, 문듯 오른편으로 무지개를 보았다. 워즈워드의 조금은 관념적으로 여겨지는 시구가 실감난다. 어째 이리도 감격스럽고 들뜨는 것인지. 가는 내내 창밖으로 사진을 찍어댔다. 한동안을 무지개는 스러지지 않고 하늘에 떠 있었다. 그렇게 오래도록 머무르는 무지개는 처음이었다. 좀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하라고 그랬던 모양이다.
가는 길 내내 무지개는 고운 들판 위에도, 허름한 마을 위에도 어디든 걸려 있었고 어디에 걸렸든 고왔다.
차창에 빗방울이 뿌리는데 하늘 한편은 푸르고 또 한편엔 무지개가 걸려 있고...
'삶의 그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참 아름다운 언덕위의 작은 교회, 양화면 오량리 (1) (0) | 2010.08.30 |
---|---|
무작정 따라가본 길(10.07.11) (0) | 2010.07.13 |
고운 꽃을 보는 환희와 허무 (0) | 2010.07.03 |
이상한 나들이(10.06.20) (0) | 2010.06.22 |
장례식장에서(10.06.15) (0) | 2010.06.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