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흐린 달을 보다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지난 여름 아테네에 갔었죠.
아테네는 폐허입니다.
가난하고 황막하죠.
파르테논 신전을 두 번 가 보았습니다.
한낮,너무 건조해 하얗게 부서져 내리는 햇살아래
발밑에 적나라하게 부서져있는 신전의 파편과
달밤, 푸른 조명아래 밤하늘에 신비롭게 떠있던 신전.
삶의 진실은 어느쪽일까요.
소멸로 내닫는 그 폐허와 분칠같은 그 신비로운 대리석 기둥 중에.
당신은 어느 쪽에 진실을 두는가요.
저로 말한다면, 나이를 먹은 탓일까요,
그 얄팍한 조명발을 거짓이라 하고 싶지 않네요.
지리멸렬한 삶도 진실이지만, 아니야 아니야 설득하며
자신의 삶을 다독이고 기만하는 소망 또한 삶의
진실이라 우기고 싶은 겁니다. 그렇게 간절한데 어찌
진실이 아니겠습니까.
또 아니면 어쩌겠습니까?
무엇에 매달려 삶을 잇겠어요?
저의 삶도 아마도 30퍼센트 쯤의 실체와
70퍼센트 쯤의 허상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을까요?
그 허상을 소망이라 부르면 안될까요?
속아도 속아도 같은 소망을 가집니다.
다행이도, 마약처럼 약효가 있거든요.
***가끔 어느 때처럼 감정이 줄줄 눈물을 짭니다.
이런 때는 무슨 말이든 하고 싶어집니다.
속으로 꾹꾹 눌러 삭일 만큼 난 강하지도, 깊이있지도 않거든요.
외롭거나 힘들면 도와달라고 긴급 구조 타전을 합니다.SOS
냅두면 감정에 익사해 죽을 거 같거든요.
그러면, 기꺼이 손내밀어 주는 좋은 사람도 있어요...
그래서~~~ 다시 행복해진답니다.
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