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스크랩] 아우, 지친다.

heath1202 2007. 4. 11. 00:50

사는데 지치는 때가 있다.

늘 같은 일상에 우선 지치고, 부대끼는 일과 사람에 지치고,

심지어는 사랑에도 지치고.

손가락 하나 까닥하기도 힘든 때가 있다.

지금이 나에겐 그렇구나.

 

그렇지만, 지금쯤 젯상 치우고 그많은 식구 뒷치닥거리하고 있을

허리 아플 홍경이도 있고,

뻑뻑한 눈으로 책을 들여다보거나,

혹은 숨가쁘게 운전할 지도 모르는 원이도 있고,

쉬어야 하는데, 허리아파 마눌님께 눈치 보이는 준표 오빠도 있고,

갑자기 말수가 적어지고 속으로 깊어지는 상길이도 있고,

숙취에 부대끼는 옥순이도 있고,

흥겹게 놀다가 파장이 서운할 연화도 있고,

사연 모르지만 얼굴 잊게 생긴 그리운 해성이도 있고,

갑작스런 운동에 삭신이 아플 해성이 시누이님도 있고,

요즘 부쩍 학원일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원장님도 있고, 또 있고, 있고

 

나처럼 손놓고 까라지면 스르르 멈춰버릴 지구가

이 많은 이들의 헌신과 인내로 공전하고 자전하고 내일 해가 뜨는구나.

장하다 해야겠지.

힘든 일상을 하루하루 이겨내고 끌어가는 우리의 벗님들.

부디 열심히 운동하여 건강한 몸, 건강한 정신으로

남은 생을 즐겁게 사시길.

 

낼은 홍경이가 맛있는 거 많이 싸올테니,

많이들 나와 음복하시게나.

굿나잇이오.

 

 

 

출처 : 부여 스쿼시
글쓴이 : stealth 원글보기
메모 : 추운데,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어 따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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