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사람사는 세상

heath1202 2007. 4. 18. 15:15

즐거운 모임이었어요.(코치님은 낼 손들고 벌서요)

못하는 술 한잔 하고 술깨느라 으슥한 곳에 잠시 짱박혔드랬어요.

서늘한 이마를 하느라 밤하늘을 우러렀지요.

밤인데, 물론 밤이니까 별은 초롱한데, 오늘따라 더욱 선연하구요,

밤하늘에 저 고운 흰구름이라니요.

혹시 영화 "가위손" 기억하시는지.

그 영화 속의 구름처럼 이쁘고 흐뭇한 구름이었어요.

난 밤하늘을 잘 보는데요, 오늘 밤 하늘은 근래 가장 이쁜 하늘이었어요.

 

근데 웃겨요.

난 왜 이렇게 쏘다니는 걸까요? 쏘다니는게 너무 즐거워요.

쏘다니다 쏘다니다 녹초가 되어 집에 들어갔을 때 <집>의 그 진한 의미.

손때 묻는 내 삶의 근거지, 가족의 훈기,가슴에 번지는 지붕 밑의 그 따스함. 지금이 딱 그런 느낌이예요.

기분 캡이예요. 멀리 담뱃불 하나가 진한 어둠 속에선 불꽃놀이 만큼이나 선명하듯

맥주 한잔의 힘이 나에게는 대마초 한 대 쯤은 되는 듯 강렬하네요.

술꾼에겐 이것참  웃기겠네요. 그러고 보니, 난 참 경제적인 사람이죠?

맥주 한잔(50cc)으로 술꾼의 오천cc 기분을 낼 수 있으니.

 

하하, 낼 부터 봄방학인 것 같은 기분인데 기분은 기분일 뿐, 어김없는 출근입니다.

빨리 씻고 내일을 준비해야겠습니다.

 

코치님, 진짜룬 안 계셔서 서운했어요. 너무 맛있는 거 우리끼리만 먹으려니까.

 

Good night, ladies. 화끈한 부여 스쿼시 언니들, 잘살아 보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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