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내린 비로 부족한지 다음날도 계속해서 비가 내리고 있다. 비가 줄줄 새는 호텔을 나와 다음 끼니거리를 마련하기 위해 슈퍼를 들렀는데 도로가 물바다고 발이 푹푹 빠졌다. 외곽으로 빠지는 도로가 침수되고 조금 낮은 데는 전부 물에 차 하룻밤새 호수들이 생겨버렸다. 침수된 도로에 사람들이 나와 별 손도 못쓰며 첨범대는 중을 조마조마하게 어떻게 통과했는데 오래지 않아 도시가 고립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워낙 배수시설이 안되어있다보니 비가 조금만 많이 와도 이 지경인 모양이다.
어쨌든 우물쭈물 하였으면 우리 일정에 큰 차질이 있을 뻔 했다. 고립된 도시, 비가 새는 호텔에서 한 사흘쯤 속수무책으로 빗줄기만 바라보고 있는 상상을 해보았다. 에효, 생각만으로 아찔하고 한편 신기하기도 할 것이었다.
중국 칠채산의 미니버전이란다. 규모가 썩 크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지형이라 색다르다.
이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아아, 다음 숙소까지의 지난한 여정은 필설로 그리기 어려울 정도다.
비온뒤 사막은 손을 쓸 도리없이 진창이어서 차가 진흙구렁에 빠져 비를 맞으며 나와 있기를 몇번,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지 않던 하루였다.
마침내 도착한 숙소는 이제껏 묵었던 어느 곳보다 열악한 곳이어서 간신히 비만 그은채 선잠을 잤다.
다행이 다음날 출발할 때는 비가 그쳐 있었다. 몽골 사막에 비가 이리 많이 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차창에 튀긴 물방울. 하도 끝이 안날것 같은 고투이다 보니 잭슨폴록을 생각하기도.
숙소 근처에서 본 양의 형해. 우리도 이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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