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백화점 내에 있는 cgv의 아트 하우스에서 상영 중인 <<세 번째 살인>>을 보기 위해 모처럼 대전 나들이를 했다.
백화점인데 소면 한 그릇 먹은 거 말고는 양말 한 켤레도 안 사고 그야말로 영화만 보고 돌아왔는데, 그 제법 번거로운 나들이가 그럴만한 것은 영화가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매니아가 되기에는 너무 관심사가 부산한 편이라 얍삽한 잡지식으로 족해하는 나이지만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는
제법 집중해 본것 같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니 그가 감독한 열아홉 편 중 다음의 일곱편을 보았다.
세 번째 살인(2017)
태풍이 지나가고(2016, 2016 상파울로국제영화제 비평가상-외국어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 2016 일본아카데미상 감독상)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 2013 아시아태평양영화제 감독상)
걸어도 걸어도(2008, 2009 아시안필름어워즈 감독상)
아무도 모른다(2004)
환상의 빛(1995)
보니 이번 영화만 빼곤 모두 가족영화였다.
가족영화라는 장르에 그다지 매력을 느끼는 편이 아닌데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를 챙겨본 것은 그의 영화가 가족영화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그의 영화의 지향점은 통속적 가족애 혹은 그것의 로망 혹은 판타지 이상의, 혈연을 넘어서는 뭉클한 휴머니즘이 있기 때문이다.
그의 소소한 일상을 쌓아가는 스토리텔링법도 좋고 조금은 비관적인 듯 하면서도 결국 뭉클하게 희망을 일깨우는 따뜻함도 좋았다.
이번 영화는 그동안의 영화와는 확연히 다르다. 묵직하다.
내내 모호한 추정을 좇게 하더니 결말조차 깔끔하게 지어주지 않는다.
하지만 아트영화관에서 가끔 느끼는 "뭐야?"하는 황당함은 없다.
생각할 기회를 주어 고맙다는 느낌도 든다.
과연 살인자가 아닌 우리는 얼마나 정의롭고 진실하게 사는가.
당당히 타인을 심판할 자격이 있는 걸까.
영화에 대한 비평은 이동진 평론가의 글을 보시라.
* 다음 영화: http://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14719
* 이동진의 어바웃 시네마: http://magazine2.movie.daum.net/movie/41006
'관람, 미술작품, 시청'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물- 영혼의 잠든 자리를 깨우기(2018.1.29) (0) | 2018.01.29 |
---|---|
영화 "1987" ost <그날이 오면>(소년과 이한열 합창단) (0) | 2018.01.23 |
세상 평화로운 연주회-예브게니 코롤리오프(17.11.25) (0) | 2017.11.28 |
초강추 아름다운 영화 "러빙 빈센트" 관람, 민동 추모식 참석(17.11.18) (0) | 2017.11.28 |
"염쟁이 유씨" 관람(17.11.4) (0) | 2017.1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