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굴 배웅하러 터미널에 나갔다가 집에 돌아오는 길에 한살림에 들러 다큐멘터리 영화 "유전자 룰렛"을 보았다.
화요일은 도자기 공방에 서 노는게 원래 일정인데 공방에 사정이 있어 시간이 난 덕이다.
좋은 공부였다. 계제에 식용유 한 병 사왔다. GMO 콩이나 카놀라로 만든 것이 아닌 우리 현미유로. 그리고 딸애가 생일 선물로 준 돈을 허물어 쌀기부에 동창했다. 어려운 이도 돕고 쌀소비도 진작해 쌀농사 짓는 농민도 돕는다니.
밥 먹고 가라는 걸 사양하고 집에 와 보니 아이들이 집사 온 것도 모르게 골아 떨어져 있다. 제니는 겨울이라 햇살이 깊숙히 들이 비치는 거실 소파에서, 구름이는 내 침대 위에서. 세상과 등지고 구석으로만 기어 들어가 내 맘을 아프게 하던 녀석이 얼마 전부터 은근 슬쩍 침대 한 켠을 제 잠자리로 삼아 밤에도 내 발밑에서 잠을 자 나를 감격하게 한다.
두 녀석이 낮잠에 들어있는 지금 우리 집은 세상없이 평화롭고 고요한 공간이다. 트럼프가 뭔 개소리를 한들.
구름이 곁에 나도 잠시 누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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