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만 보내기엔 너무 긴 연휴였다.
얼마 후에 떠날 여행지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어 늦게나마 책을 검색해보니 가이드북이 꼴랑 두 권이 뜨는데 한 권은 종교인의 입장으로 기술되어 정서적으로 거부감이 들 뿐 아니라 이력을 봐도 전문여행가도 아니어서 도움이 안 될 것 같고 다른 한 권은 하나 달린 서평이 영 좋지 않았다.
그래서 혹시나하고 우리 읍내에서 가장 큰 서점에 가 보았는데 역시나 있을리가 없다. 간김에 동네서점 책도 팔아주자 싶어 장자를 물으니 아이들 참고서가 주력인 서점의 여주인은 책을 찾느라 쩔쩔매다 지쳐 포기를 한다. 괜찮다는대도.
책 찾는다고 오래 머무른게 조금 미안해지는데 시집코너에 아마어마한 두께로 시선을 끄는 책이 있다. 하이쿠선집이다. 두께로보면 선집이 아니라 전집이라 할 만하다.
생각해보니 장자나 하이쿠나 일맥 통하는 것도 같다. 거금 이만 팔천원이나 주고 샀다. 적립금도 없는데 말이다.
모처럼 동네서점에 좋은 일 했다.
집에 두 권의 하이쿠 선집이 있는데 한 권은 우키요에가 곁들여져 괜찮지만 다른 한 권은 존재 이유가 희박해졌다. 너무 얇아서. 맘에 드는 이에게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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