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에게 매여 서울 한 번을 못가고 여름을 보내고 마침내 가을을 맞이했다.
아무리 구름이를 사랑한다 해도 구름이만 보며 흘려보낸 시간이 아타까운 건 부인할 수가 없다.
그러다가 마침내 연극 한 편 찍어두고 서울행을 감행했다.
한 시간 일찍 약을 먹이고 한 시간 늦게 약을 먹이면 가능했다. 의사도 그 정도는 괜찮을 거라 했다.
서울에 도착하니 열두시, 네 시 연극까지 대학로에서 빈둥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연극 말고는 달리 할 일도 없으니 생각했던 것보다 네 시간이 엄청 여유로웠다.
밥 먹고 차 마시고 쇼핑을 해도 시간이 남았다.
예매한 연극은 이윤택 연출의 "노숙의 시".
작년에 보았던 "방바닥 긁는 남자"와 같은 연출자다.
연극을 거의 보지 않는 나도 그의 이름 쯤은 알만큼 우리 연극계에서 굵직한 인물이다.
공연장은 막다른 골목의 '30 스튜디오'. 5,60석 남짓 소극장의 미덕, 배우들의 열띤 연기가 생생히 느껴져 참 좋았다.
꾸질한 의상의 명계남 배우가 움직일 때마다 꿉꿉한 냄새라도 맡아질 것 같았다.(냄새는 나지 않았다. ㅋ)
배우들의 연기가 뜨거운 박수를 부를만큼 훌륭했는데, 특히 오동식 배우의 연기가 압도적이었다.
시골에서 조용히 사는 틈틈히 이렇게 서울 나들이를 할 수 있으면 더 바랄게 없다.
다음 연극은 "염쟁이 유씨"로 정했다.
"노숙의 시"에 대한 좋은 참고기사: http://news.joins.com/article/21878229
촬영 서비스를 해 주셔서 쑥스러웠지만 배우들과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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