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지 않은 부탄 여행 마지막 날이다.
가이드 손에 이끌려 숨돌릴 겨를 없이 다닌 여행이라 얼떨떨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보석같은 관광자원이 무궁무진 할텐데 도로를 비롯해 다양한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고 제약이 많아서 여행의 의미와 재미가 많이 삭감되었던 것 같다. 그래도 은둔의 왕국이라는 부탄을 피상적으로나마 보니 좋다.
많은 이들이 그들의 행복지수에 대해 경멸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을 보았다. 나는 굳이 우리의 잣대로, 가난하고 작은 이 나라의 속살을 까발리려는 태도, 이 나라의 행복이라는 것이 얼마나 허구인지 증명해 보겠다는 듯이 통계수치의 메스를 들이대는 태도도 온당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행복은 그들 자신이 알 것이다. 그저 인구 75만의 이 작은 나라가 조심스레 문을 열어가는 만큼 외풍에 휘둘리지 말고 바라는 대로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를 바랄 뿐이다.
7세기, 티벳은 송첸캄포 치하로 불교를 도입하고 대외적으로 세력을 뻗치며 번영을 구가하고 있었다.
당시 당과 티벳은 혼인을 통해 화친을 도모했는데, 당의 문성공주가 송첸캄포에게 시집을 오면서 혼수로 옥불상을 가져오게 된다.
그러나 악마의 방해로 옥불상이 수렁에 빠져 움직이지 못하게 되자 송첸캄포는 하룻동안 108개의 절을 세워 악마를 제압하려 한다.
이 때 악마의 왼쪽 발등에 해당되는 곳에 세워진 절이 바로 키추라캉 사원이라 한다.
이 사원은 규모가 작고 위치한 곳도 산수 수려한 것이 아니어서 자칫 건성으로 지나칠 수도 있는 사원이다.
하지만 그런 점으로 해서 더욱 여유롭고 찬찬하게 사원을 볼 수 있게 된다.
건물도 아름답고 붉은 찔레?가 얹힌 나지막한 돌담도 참 아름답다.
종들처럼 높은 곳에 위세 있게 세워진 것이 아니라 마을 한 가운데 평지에 세워져서 언제든지 마음이 뒤숭숭할 때 찾아가 탑돌이 하기 좋을 듯 하다.
아닌 게 아니라 제법 이른 시각임에도 기도를 하는 여인네가 몇 있었다.
좁은 울 안에 커다란 귤나무가 열매를 맺고 있었는데, 이곳 사람들은 이곳이 귤이 자라기에 적합한 기온이 아니므로 이것을 상서롭게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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