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니 내 삶을 방어하기 위해 안간힘으로 살아온 듯 해
흡족하진 않지만 남과 비하면 크게 실패한 것은 아닌듯 한데
악착같이 변변찮은 내 삶의 영토를 잠식당하지 않으려
핏대를 올리며 악다구니를 벌이고 움칠 만한 공간을 위해 실랑이를 벌이며 살았어
자만과 착각이겠지만 다행이도 내 상대는 그리 혹독한 적은 아니었나 봐
나의 일은 힘에 부쳤지만 무의미는 아니었고 시간도 제법 신사적이었으니
나는 내 그릇을 너무도 잘 알지 섣부른 희생과 헌신은 어림도 없지
난 널 위해 살지는 못해 진작 선언을 했더니 유순한 너는 슬그머니 나를 놓고
이제는 누구하나 나 때문에 애닳을 이 없는 이 외롭고 서늘한 삶을 자초하고 있지
Edward Hopper, Nighthawks,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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