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발굴(17.1.13)

heath1202 2017. 1. 13. 02:47

옷장 정리를 하다가 옷장 한 구석 오래된 옷가지 밑에서 얇은 공책 두 권을 발견했다.

아는 누구에게도 글을 보여주지 못하니 먹을 것 여기저기 숨겨놓고 찾지 못하는 짐승처럼 나도 깊숙히 공책을 숨기고는 까맣게 잊고 말았던 것이다.

십여 년 전의 공책이다. 한 권은 사진처럼 연도가 있고 다른 것은 날짜만 있지 연도가 없어 어느 땐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2003,4년 쯤이지 싶다.

안을 보니 낙서같은 글들이 빼곡하다. 그때도 내가 무얼 끄적였던가. 블로그 시작한 후부터 비로소 정리 삼아 무얼 쓰기 시작한 것 같은데.

어쩌면 이미 정리되어 블로그로 옮겨졌는지도 모르겠는데 확인하기는 좀 귀찮다. 

암튼 뜻하지 않은 노획에 기분이 나쁘진 않은데 한편으론 좀 우울한 점도 있다.

그 때나 지금이나 나는 정신적으로, 감정적으로 한 치도 자라지 않았다. 에효.


보르헤르트의 "문밖에서"에 깊은 감명을 받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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