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그림

피하고 싶은 숙제(17.1.6)

heath1202 2017. 1. 6. 02:39

웬일로 사흘을 열심히 걸어 작심한 사흘을 채우고 오늘은 운동을 작파하고 그간의 과정으로 보아 만남이 쭈욱 가리라 확신이 들게 된 지

인들을 만나 점심부터 이후 여섯 시간의 수다로 밤에 이르렀다.

헤어지며 만나서 좋았다고 인사를 하는 이유가 죽음에 대한 대화가 많았던 때문이라면 이상할까.

제각기 양보 없는 개성의 소유자들이지만 죽음을 두고 얘기할 때는 의견이 다를 수가 없었다. 

우리 넷은 모두 나이가 어느 정도 들었고, 우리 목숨의 문제를 풀기 전에 각기 우리보다 더 나이 든 넷이나 둘이나 하나의 목숨을

비교적 급한 숙제로 지고 있다.

그 목숨의 존재는 나날이 무거워져 가고 있고 우리는 선택의 여지 없이 안겨질 목숨의 무게를 떠안아야 한다.

계획이 무력한 미래가 얼마나 두려운지. 순간순간이 실존과의 씨름이 될 텐데.

우리는 스위스 갈 돈이나 모을까 하는 농담으로 말을 맺었지만 나는 당장 엄마가 귀가 안 좋다니 몹시도 심란하다. 

나는 도무지 노쇠에서 죽음에 동안의 엄마의 시간을 굳세고 의연하게 대처할 자신이 없다.

나 혼자의 삶이 아니라는 것이, 자유롭기가 그리 힘들다는 것이 요즘 절절하게 실감이 되어 나는 맘놓고 행복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