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크리스마스 유감은 휴일과 겹쳐진 것.
다음 주부터 두주동안 새 직장 오리엔테이션이라고, 또 앞으로 언제 올지 모르겠다며 큰애가 집에 왔다.
아이가 와서 좋기는 한데 스케줄을 걔한테 맞추어야 하는 게 신경 쓰일 때가 있다.
그 애는 집에 쉬러 오는 것이므로 해가 중천이도록 늘어지게 자다가 느릿느릿 일어나 어디 잠깐 바람 쐬고 먹고 싶은 것 먹는 것이 목표다.
보고 싶은 영화가 두 편 생겼는데 공교롭게도 둘다 화가에 관한 영화다(세잔과 에곤 실레).
아이가 안 왔으면 ''에곤 실레''를 보러 갈 참이었는데 다 틀렸다.
뒤늦게 일어나더니 드라이브 나가자고 한다.
오랜 만에 바다 보러 대천에 갔다.
날씨는 흐리고 대기도 뿌연해서 바닷빛은 하늘빛과 다르지 않다.
바닷가라 바람이 더욱 찬데, 모처럼의 바다라 그런지 가슴이 후련하다.
교회갈 일 없는 사람들이 이곳으로 왔는지 들어간 카페에 자리가 없어 맞은 편으로 갔더니 참 황당한 황량한 분위기다.
참내, 요즘 흔한 게 카페인데 이곳은 해당이 없다. 좀 이해가 안되었다. 이 좋은 전망을 두고.
암튼 잠깐 찍고 왔지만 나선 보람은 있었다.
마음 속에 꿉꿉하게 쌓여있던 뭔가 한 켜를 바람에 날려보낸 기분이었다.
크리스마스날에는 돌아가는 큰애 잠깐 나가 점심 먹이고 종일 정신줄 내려놓고 빈둥거리는 참이다.
몸도 정신도 어서 기운을 내야 할 텐데 영 심드렁하다.
딸과 모델놀이 좀 했다. 모델 포즈 치고는 너무 뻣뻣하지만.
코딱지 만한 아이스링크가 즐겁고 또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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