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십도 더 전(1985 또는 1986 여름방학 끝날 때 쯤)에 친구와 이곳에 온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해도 어쩌다 그랬을까 그 경위가 자못 궁금한데, 목포에서 제일 먼저 방문한 이곳에서 헤어졌다.
각기 조각작품을 보며 둘러본 후 만나기로 하였는데 만나지 못했다. 분명 다툰 것은 아니었는데 말이다.
암튼 어렵게 시작한 두 처자의 남도 여행의 첫 목적지인 목포에서 이런 사달이 나고 나는 혼자 버스 타고 해남으로 넘어가 겁도 없이
송지해수욕장에서 해남 땅끝까지의 인적없는 산길을 김지하의 '황톳길'을 되뇌며 혼자 걸었으며 그 다음엔 영암 월출산의 도갑사 아래
민박집에서 밤새 물소리를 들으며 잠을 설쳤었다. 다음날 허겁지겁 올라와 간신히 수강신청 했었다.
이번에 가보니 옛 기억이 없는데도, 본능처럼 그냥 나무가 참 빽빽해졌구나 하는 기분이 든다.
산책하는 기분으로 옛생각하고 웃으며 여유롭게 공원을 거닐었다.
수요미식회에서 황교익이 칭찬했다며 아이가 추천한 식당 "뜰채"란 데를 갔다.
다 좋다. 너무 푸짐하게 차려내는 상을 보면 낭비라는 생각이 드는 나에게 이런 식의 간소하고 정갈한 상차림은 정말 내 취향이다.
낙지비빔밥의 소소는 보통 너무 짠맛에 이를 상쇄하기 위한 너무 단맛이기 일쑤인데 이곳은 약약으로 조화를 잘 이루었다.
너무 맵지도 않아 그것도 좋았다.
연포탕도 일인분 시켰는데 담백하니 재료의 맛이 살아있다. 비빔밥은 만 천원, 함께 시킨 연포탕은 비빔밥에 비해 비싼 만 칠천원.
가격대비 훌륭했다. 전날 먹고 체한 민어를 생각하면......ㅠㅠ. 아까비.
전날 못 먹은 멍게회가 한이 되어 이곳에서 파는 비싼 멍게 젓갈을 한 병 사왔다. 밥에 물말아 올려 먹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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