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새겨볼 마음

편두통에 진 날(16.9.12)

heath1202 2016. 10. 5. 01:07

할딱이는 관자노리를 가만가만 짚어가며

부디 순하게 살자고 마음을 다독였어

매사 단 한 번 뿐인 양 

핏대 올려 살아서는 안되는 거라며

나를 거는 독한 짓은 말자고 얼렀어

살면서 꺾이는 무릎을  곧추

세우는 일에 매양 속수무책이지만

삶과 맞장 떠보자는 오기는

돌이켜보면 늘 퍽이나 가련한 일이었어

등 떠밀리듯 사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전략이었을 텐데

무엇엔가 영혼을 덤처럼 실어 보는, 두둥실

백로 지난 포플러 잎이 그새 성글어지고

며칠 사이 나도 부쩍 풀이 죽었어

봐, 거스를 수 없는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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