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몸을 앓는다
꼭 집어 말할 수 없는 통증
내 몸의 모든 신경망들이 작정하고
아파보자고 파발을 띄운 모양이다
아득한 말단, 오지까지
주적이 없어 처방불가한 고통
나의 소망은 한가지 뿐이다
아프지 않으면 좋겠구나
아프니 당신도 일 없다
당신을 벌하는 심정으로
나는 절대 혼자 아프리라
이를 악물고
그건 바로 당신에게서 배운 벌칙
당신이 나를 벌했던
그 시간을 되갚으마고
독하게 혼자 견디는 아픔은
어쩌면 고행의 열락,
순교의 망상을 비롯할지도 모르지
그리고 당신에게 안기는 뼈아픈 소외
우리에게 필요했던 것은
생각보다 사소했는지 모른다
이를테면 통속의 비탄
그 헤픈 선량함 같은 것
마음이 배배 말라 비틀어진
지금에야 든, 늦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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