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새겨볼 마음

혼자 앓으며(16.10.11)

heath1202 2016. 10. 11. 03:08

밤새 몸을 앓는다

꼭 집어 말할 수 없는 통증

내 몸의 모든 신경망들이 작정하고

아파보자고 파발을 띄운 모양이다

아득한 말단, 오지까지

주적이 없어 처방불가한 고통

나의 소망은 한가지 뿐이다

아프지 않으면 좋겠구나


아프니 당신도 일 없다

당신을 벌하는 심정으로

나는 절대 혼자 아프리라

이를 악물고

그건 바로 당신에게서 배운 벌칙

당신이 나를 벌했던

그 시간을 되갚으마고 

독하게 혼자 견디는 아픔은

어쩌면 고행의 열락,

순교의 망상을 비롯할지도 모르지

그리고 당신에게 안기는 뼈아픈 소외


우리에게 필요했던 것은

생각보다 사소했는지 모른다

이를테면 통속의 비탄

헤픈 선량함 같은 것

마음이 배배 말라 비틀어진 

지금에야 든, 늦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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