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새겨볼 마음

가을노래(16.9.11)

heath1202 2016. 9. 11. 17:40


명랑한 사람은 아니지만

이 가을에 나는

헤프게 입꼬리를 실룩여 볼 참이야

내 마음은 목줄 풀린 개처럼

천진하게 가을을 겅중댈 거야

간혹 드리워질 서늘한 우울의 베일 쯤

살랑살랑 경쾌한 가을 바람을 타면 좋겠지

우울에 이골이 난 사람이 되어

툭하면 어두운 지층 속 

우멍하게 들어앉는 나이지만

이제 내 삶의 웅얼웅얼 자탄의 사설에

짝짝짝 아이 손바닥같은

즐거운 방점을 찍어 볼테야

내가 반듯한 사람은 아니지만

누군가의 용렬한 삶이나

못난 실수 얼마쯤 안스러이 넘겨 줄 거고

또 누군가의 심지없는 사소한 배신 쯤에

정의를 들이대는 모진 짓도 없을 거야

나는 순한 사람은 아니지만

꽃대궁 하나 꺾지 못하는 마음으로

지는 목숨들을 품고 울먹일테야

모든 목숨이 꽃처럼 어여삐 피고 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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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릇 만개할 때가 가까워졌다.

꽃놀이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