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에겐 대단한 일이 아닐런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근래 최고의 산뜻한 선물이다
어느 날 도로를 막길래 애먼 길에 또 뭔짓을 하나 했는데 눈이 번쩍 뜨이는 도색을 해냈다
툭하면 우왕이고 좌왕인 나를 손끌어 인도하는 친절한 정신이다
갈팡질팡 확신 없고 어물어물 때 놓치는 게 일인 내 인생에서
그 중 갈래길이란 게 종종 삶을 숭숭 간과해 가는 내 허당성을 깐죽이는 복병이었는데
이제 아무리 안개가 쩔어도 갈잎을 감아 들이는 소혓바닥처럼 블랙홀처럼 인력이 생겨버린 저 길로 빨려들 것이다
이 아름다운 레드 카펫 생애 가장 고운 길이 내 앞에 처억 깔려 이제부턴 애쓰지 않고도 갈길로 인도되리라
이리도 과잉하게 친절한 처사가 나오다니 보니 세상에 나같이 길을 놓치는 이가 이리도 많았던가 또한 적잖은 위로다
이 인도주의적, 인본주의적인 모처럼의 깜찍한 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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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놓치지 마
이제, 네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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