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그림

용어 학습(16.9.8)

heath1202 2016. 9. 8. 00:54

오늘 아침 기사 하나를 읽다가 '불신의 자발적 유예'라는 용어를 보았다.

코울리지를 워즈워드와 묶어 들어본 적이 있지만 영문학사를 제대로 공부해 본적이 없으니,

따라서 코울리지 책을 읽어본 적이 없으니 이제서야 알게 된 것일테고 이제나마 알았으니 다행이다.

출근길 내내 그 말을 곱씹으며 운전을 했다.

짧은 칼럼에 잠깐 언급되었던 것이라 내가 정확히 이해한 건지 자신할 수는 없었지만 내가 이해한대로

재미삼아 그 실례에 해당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공상과 판타지, 종교적 믿음 그런 것 뿐 아니라 내가 진실을 보기를 두려워하는 사람의 마음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어떤 이를 사랑한다고 생각할 때 우리는 종종 그의 내면을 들여다 볼 엄두를 내지 않으며 애써 그의 단점들을 외면하고는 한다.

나도 예외 없이 종종 나 자신에게서 발견하고는 회한에 빠지기도 하는 일이다.

어느 볕좋은 날, 눈을 가느스름하게 뜨고는 아롱아롱 눈썹에 맺히는 빛 속으로 풍경을 보는 기분이랄까.

게다가 사실을 보지 않을 뿐 아니라 멋대로 윤색하는 일이 가미된다. 

그러므로 당연히 내가 보는 당신은 결코 진실일 수가 없다.

 

오늘 저녁에는 팩트 폭행이란 말도 들었다.

아침의 용어와 정확히 대립개념이라 할 수는 없지만 어떤 예들은 아침에 내가 생각했던 것과 얼추 

반대지점에 있다고 여겨졌다.

당신을 보는 일에 있어서 팩트폭행의 대상은 정확히 나 자신일 것이므로 나는 어쩔 수 없이

당신에 대한 불신을 유예하고 만다고 회한에 잠겨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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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도의 카슈미르 지역에서 뒤숭숭한 소식이 들려온다.

가을이 깊어가고 있을 그곳이 많이 생각난다. 고산병으로 겁도 나지만 몹시 그립기도 하다.

다음은 잠무-카슈미르 주의 주도인 스리나가르에서 라다크지역의 레로 가는 이틀간의 여정의 5년전 사진들이다.

현재 카슈미르의 많은 무슬림들이 인도정부의 핍박과 차별 속에서 고통스럽게 살고 있다.


이틀째 긴 이동으로 녹초가 되어 마침내 라마유류를 저만치 두고 휴우하며 찍은 사진. 레가 멀지 않았다.


하룻밤 묵었던 카르길의 무슬림 꼬마들. 피부가 아주 하얗다


드라스의 아름다운 풍경. 드물게 푸르른 풍경. 시간이 있어 한나절이라도 말을 타고 트레킹을 했더라면 좋았을텐데,

그러질 못하고 점심 먹고 잠깐 거닐다 아쉬움을 안고 떠났었다.

예전에 카슈미르를 다룬 국내 다큐멘타리에서 이 지역이 소개되었는데 반갑고 슬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