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우리나라)/서울. 경기

북촌 언저리 구경(16.5.14)

heath1202 2016. 5. 15. 12:48

미술관을 나와 소격동 쪽으로 옮겨 골목 안 한옥식당의 자연을 빙자한 맛없는 점심을 먹고 근처를 좀 배회했다.

날씨가 너무 맑아 햇살은 쨍쨍하고 덥기도 굉장히 덥다. 낯선 곳인데도 발걸음이 무거워 당최 탐구욕이 일지를 않는다.

어제는 평일이라 딱 좋더니 오늘은 가는 곳마다  인파가 넘쳐난다.

한가로이 냉커피할 꿈은 진즉에 버려야 했다.

전망 좋은 곳에 꽤 괜찮은 펜화 파는 곳이 있어 오천원 짜리 작은 것으로 한 장 골랐는데 아저씨(작가겠지요)가 기분이 좋은지 말도 막 건네가며

한장을 더 준다. 당연히 복사본이지만 비싸단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전망이 너무 좋은데다가 나무 상자에 아기자기 가꾸고 있는 푸성귀가 참

이뻐 부러웠다. 아저씨가 딮퍼플 풍의 오래된 락(아마 Speed King)을 신나게 즐기고 있어서 혼자 웃었다. 나와 동시대인인가.

간신히 어느 찻집 다락에 비집고 들어 시원한 에이드랑 빙수를 먹고 전쟁 피난민 물결보다 더 번잡한 거리를 헤쳐 나와 지하철 타고 터미널로 갔다.

버스에 올라 자리를 확인하니 누가 앉아있다. 의기양양하게 내가 주인임을 주장하려다가 내 표를 보니 황당해라, 날짜가 어제다.

그런데 이럴 수가 있나. 자리 남으니 그냥 빈 자리에 앉으란다. 이럴 때 나는 우리나라가 좋더라. 정말 좋더라.

버스에 앉아 무량사 갈 궁리를 한다.

몇 시에 도착하려나, 막히지는 않으려나, 무량사가 일찍 등을 걷지는 않으려나 등등.

무량사 등 볼 생각에 벌써 마음에 등불이 점점 켜지는 기분이다.

 

 

 

 

애들 집이 신림동이라 서울살이가 고단한 줄만 알았는데, 저 숲 사이 동네를 보니 서울이 참 좋구나 싶어진다.

우리애도 푸르른 동네에 안 살아봐서 늘 그렇게 지쳐 있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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