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이 일주일 남짓 남았습니다.
이상하게도 올해는 유난하게 마음이 형언할 수 없게 복잡합니다.
아직도 삶의 지침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조바심에다
나이가 한 살 더 보태지는 것이 한 수 거드나 봅니다.
나이 들어 한살의 의미는 젊은 날보다 훨씬 무거운 것이니까요.
허망했다는 둥 무겁다는 둥 의미를 묻지 말고
아무 생각없이 남은 며칠 보내도록 하는 것이 능사일 것 같습니다.
뜻대로 되는 일은 아니지만 이렇게 말할 밖에 달리 처방이 없네요.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라는데, 눈이 오면 좀 실감이 나려나
나에게는 남들의 흥을 구경하는 날일 뿐,
아, 조성진 피아노 연주를 방영한다니 그래서 조금 의미가 있을 뿐
별다른 감흥 없는 조용한 날이 될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애들 기분 맞춰주려고 케잌도 자르고
더더 옛날에는 트리도 만들어 아이들의 동심을 북돋기도 했는데
이제는 애들도 나 못지 않게 크리스마스에 무심해질만큼 세월이 흘렀네요.
요즘 세월아네월아 읽는 책이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인데
오늘 밤도 조용히 또 몇 쪽 읽겠군요. 혼자 생각에 빠져.
아직까지는 작가의 관점과 어투가 분방하고 씩씩해서 다행이예요. 난 엄숙주의는 사절이거든요.
저녁엔 전주남부시장식 콩나물해장국(크리스마스외식)을 먹으러 가고, 모아둔 쿠폰으로 빵도 좀 바꿔오고(케익은 오바겠죠?)
구름이 간식(크리스마스선물)도 좀 사고, 이렇게 크리스마스 쇼핑이랍시고 하며 분주히 보내는 척이라도 해볼까요?
ㅎㅎ 좋은 시간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어요.
내일은 응팔하는 날이니, 쌍문들 식구들 틈에 끼어 위로도 받구요, 택이도 보구요.
며칠, 잘 보낼겁니다.
차차, 길도 보이겠지요. 또 지금이 아니면 어떠랴 싶기도 하구요.
메리 크리스마스.
오늘의 배움:
혼자 사는 사람과 관습적 역할의 규범대로 살지 않으려는 사람 사이에는 중요한 공통점이 있는 셈이다. 이 공통점이
부각되면, 결혼 유무는 더 이상 중요한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핵심은 오히려 일반화된 타자가 부재한 상황을 돌파하는 기술에 있다.
(노영우 "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 중에서)
- 나도 돌파하는 기술을 찾아야 한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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