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 미술작품, 시청

임동혁 피아노 리사이틀(15.12.12)

heath1202 2015. 12. 13. 17:25

음악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지식은 빈한하기 이를 데 없다.

특히 클래식 음악은 그렇다. 제목 외우기도 힘들고, 반복해 듣지 않으면 그 곡이 그 곡 같고.

가끔 기분 내키면 몇 시간을 듣는 때도 있지만 곡명, 악장 구분 같은 거 따질 것 없이 그냥 인상파적으로 듣는다.

내가 콩이야 팥이야 따질 능력도 없고 능력이 필요한 것도 아니니, 그냥 즐겁게 듣는다.

키신이면 어떻고 바렌보임이면 어떠랴.

 

요즘 조성진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데, 그 전에 임동혁이 있었다.

십년 전에 우리나라 피아니스트로는 최초로 쇼팽 콩쿨에 3위로 입상했었다.

1월에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임동혁 콘서트가 있을 거라는 것을 알았는데, 내 일정이 어찌될까 몰라 예매를 못하다가

잊고 있었는데, 우연히 티비에서 형인 임동민 연주를 듣다가 문득 다시 생각나서 검색해보니 임동혁 리사이틀이

대전에서 있다는 거였다. 늦은 예매였지만 혼자 가니 다행이 징검다리 자리 하나가 앞자리에 있었다.

레파토리도 내가 좀 듣곤 하는 쇼팽이니 마음 편하고.

 

아주 오래전 장한나 첼로 연주회 이후 클래식 연주회는 처음이다.

숨도 크게 쉬기 힘든 백분이 어찌 흘렀는지 모르겠다.

무아지경. 황홀경. 달리 할 말이 없다. 좋아서 눈물까지 났다.

게다가 앙콜을 세번이나 받아주는 팬 서비스까지. 

당연히 윤디 리 같은 성숙하지 못한 천재하고는 차원이 달라야지.(그 아름답던 윤디가...ㅉㅉ) 

대중음악 콘서트보다 더하면 더한 팬들의 성원. 슈퍼스타인 것이 분명하다.

싸인 받으려는 줄이 끝이 없다. 임동혁 손가락 상하면 어쩌려고.

 

모처럼 내려온 딸아이들은 백화점에 지들끼리 놀라고 떨구어 놓았다.

아이들은 엄마 즐감 하라며 지들끼리 즐겁고 나도 하나도 안 미안해하며 혼자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