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티비 보다가 맥없이 눈물을 찔끔거리며 깨달았다
이것이 나의 고질병이구나
나이를 먹으며 감정이 웬만큼은 무던해질 줄 알았는데
좀 아픈들 아픈게 삶이 아니었던가 씁쓸히 체념도 하며
어리보기처럼 모르쇠 세상사 흘기며 살 수도 있어야 하는데
나는 세월에게 배우는 것이 없다
나이를 먹을수록 칭얼거릴 일은 더욱 많고
채 삭이지 못한 삶의 집적은 나날이 무거워진다
툭하면 눈물로 심사가 허물어진다
감정의 촉수가 어둠과 그늘만 파고 드니
내 공감은 모든 것을 서푼 짜리 신파로 만드는
그 신묘하게 헤픈 능력
어떤 이가 나에게 짠한 눈길 한 번 주는 것도 아닌데
나는 그를 혼자 사랑하고 혼자 웃다 또 혼자 울기도 한다
내 눈물값은 참 헐하기도 하다
일상사 두리번거리며 공감을 찾다보니
나에겐 무심한 휴식이 없고
이것이 내가 늘 일없이 시름시름 앓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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