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참 헤픈 공감(15.11.11)

heath1202 2015. 11. 11. 01:19

어느날 티비 보다가 맥없이 눈물을 찔끔거리며 깨달았다

이것이 나의 고질병이구나

나이를 먹으며 감정이 웬만큼은 무던해질 줄 알았는데

좀 아픈들 아픈게 삶이 아니었던가 씁쓸히 체념도 하며 

어리보기처럼 모르쇠 세상사 흘기며 살 수도 있어야 하는데

나는 세월에게 배우는 것이 없다

나이를 먹을수록 칭얼거릴 일은 더욱 많고 

채 삭이지 못한 삶의 집적은  나날이 무거워진다

툭하면 눈물로 심사가 허물어진다 

감정의 촉수가 어둠과 그늘만 파고 드니

내 공감은 모든 것을 서푼 짜리 신파로 만드는

그 신묘하게 헤픈 능력

어떤 이가 나에게 짠한 눈길 한 번 주는 것도 아닌데

나는 그를 혼자 사랑하고 혼자 웃다 또 혼자 울기도 한다

내 눈물값은 참 헐하기도 하다

일상사 두리번거리며 공감을 찾다보니

나에겐 무심한 휴식이 없고

이것이 내가 늘 일없이 시름시름 앓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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