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책을 몇 권 주문했다.
근래들어 책 욕심이 부쩍 생겨 책을 사기는 하는데 읽는 욕심이 소장 욕심을 넘어서지 못하니 읽히지 못한채 쌓이는
책들의 권수가 이제 강력하게 절제를 요하는 지경이 되었다. 진작에 좀 더 부지런히 읽어두지 않은게 한이 된다.
오늘 산 책들은 모두 철학 관련서적이다. 입문서 수준이지만 여러 철학자를 망라했다.
나는 너무 일찌기 내 머리구조의 단순함을 기정사실화애서 그동안 철학에 담을 쌓고 살아왔다.
돌이켜보면 고등학교 때 니체가 이해 안가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었을텐데 그때 지레 너무 겁을 먹고
나와 철학 사이에 선을 그어 놓고는 그 후로 폴짝 넘어볼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세월이 아까워라.
요즘이라고 얼마나 크게 달라졌으랴마는 머리가 영민함을 잃은 대신에 삶에 대한 이해의 폭은 확실히 넓고 깊어진 듯 한 게
이제 책의 글자가 의미와 따로 노는 판독 난해한 기호는 아니라는 것이다. 게다가 흥미도 예전 같지 않게 커지고 있고.
지금 읽고 읽는 책들이 있고 쌓아놓고 대기 하고 있는 책들이 몇 뼘이니 오늘 산 책들은 언제 읽게 될지 모르겠다.
죽기 전에는 읽을 날이 있겠지. 죽기 전에 읽어 내가 죽을 때는 들뢰즈처럼 죽음을 대할 수 있으면 좋겠다.
참 고단한 계절이다. 하루하루 몸이 정신을 떠받칠 기력이 없는 듯하다.
생각을 간결히 가다듬고 척추도 좀 더 꼿꼿이 세우고 있어봐야겠다.
밤이 깊어간다. 이미 초저녁에 쪽잠을 자두었으니 얼마간은 더 깨어있을 수 있겠지.
비가 멎었는가 밖이 적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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