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더는 궁금하지 않은 모양이다
실낱같은 희망으로 삼던 근근한 안부도 더는 없고
어렵게 살려 내곤 하던 설레임도 이제 말라 버렸다
삶이 참 적막해졌다
그 동안은 마음이 슬프고 고단했으나
이젠 폭풍 한바탕 거칠게 쓸고 간 조용한 공터다
네가 오리라는 꽃소식 같던 기대를 죽이고
팥죽처럼 즐겁게 끓던 마음의 소요도 죽이고
불현 불끈불끈 움트려 드는 슬픔과 미움도 죽이고 나니
이제 나는 눈이 깊어 겨우내 인적이 끊어진 참 먼 오지다
내 삶에서 두런대거나 시시덕대던 이야기가 사라지고
깊고 얕게 흘리던 눈물이나 한숨도 더는 없다
이제는 지난 사랑, 남의 삶처럼 아랑곳 없으리라
그 어떤 애달픔도 담담하고 가차없는 시간이 어루어 줄 테고
어느 날에는 사랑 따위
판독도 난감한 흐린 명문으로나
아슴히 마음에 스치었을 뿐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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