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도 푸르고 햇살도 찬란해서 가까운 나들이를 했다.
가을이면 더욱 가봐야 할 무량사다.
마음만 가을이 깊어가서는 아직도 푸른 나뭇잎이 자못 안타까웠는데, 무량사에 와 보니 괜찮았다.
가을이었다.
바람이 좋아 햇살도 바람을 타는 듯 했다.
점심 전이라 늦은 점심을 먹고 걸어볼까 했는데, 무량사 앞 단골 광명식당이 폭풍 지나간 자리같다.
한 시간 쯤 후에 오란다. 세 시인데 자기들도 밥을 못 먹고 있다고, 숨 좀 돌려야야겠다고.
좋은 날씨에, 명절 끝에, 무량사 보러 나온 사람들이 많았구나.
모처럼 태조암 쪽으로 걸어보기로 했다. 1킬로 남짓 아주 호젓한 길이다.
그런 다음에 무량사 들러 나오면 밥을 얻어 먹을 수 있겠지.
역시나 인적 드문 태조암 길은 저 홀로 가을이 깊어가는 듯하고 무량사를 가리는 숲은 단풍이 조금 들었다.
무량사 마당 안에는 눈부시게 햇살이 가득하고 정겨운 절마당 안 고목 아래 앉아 있으니
세상 이렇게 편안한 곳이 또 어디 있을까 싶다.
식당에서는 영업 끝났다 하더니 내 얼굴 보고는 얼른 마지막 상을 다시 차리는 수고를 해 준다. 고맙기도 하지.
오늘도 좋은 날이었다.
가을이 깊어가는 무량사. 나뭇잎은 아직 푸른데 낙엽이 수북하다.
태조암 가는 길
저 아늑한 숲 너머가 무량사다. 앞 공터가 무량사 구지(舊地)라고 한다.
지금은 아무도 기거하지 않는 도솔암. 마당에 말라가는 잡초가 가득한데, 그래도 산신각은 말끔하다.
무량사
이렇게 편안한 절마당이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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