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을 보내고 아직도 해가 중천인 봄날이 아까워 궁남지를 또 찾았다.
지난 번 왔을 때보다 푸른 빛이 한결 진해졌다.
조금만 더 있으면 노랗고 푸른 창포꽃이 흐드러지겠다.
한 바퀴 어슬렁거리며 걷노라니 혼자인 스스로에 자꾸 생각이 모두어진다.
참 좋은 시절이다.
도저히 나에게는 해줄 수 없는 찬탄을 이 봄에, 이 봄의 목숨들에게 해 준다.
궁남지를 둘러보고 나오니 궁남지 옆 도로변의 벚꽃들이 분분이 지고 있다.
나부끼는 하얀 꽃잎에, 아, 하는데 뜨거운 눈물이 솟구치는 것이었다.
지나가는 누군가가 청승이라 할 세라 얼른 먹먹한 가슴을 다독였다.
이번 주말이 지나면 이 곳에 더 이상 이 눈부신 벚꽃은 없을거다.
이 구역은 부여에서 가장 양지 바른 곳, 제일 먼저 꽃이 피고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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