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을 가끔 가면서도 어째서 미당시문학관 들르는 것을 그렇게 미루어 왔는지 모르겠다.
시는 시고 삶은 삶인데 말이다.
누가 뭐래도 미당이 우리말을 가장 잘 다루고 가꿀 수 있었던 시인이었음을 부인할 이는 없을 것이다.
애써 꾸미지 않고 아름답고 유려하고 슬프고 유쾌하고... 몇 명의 시인이 공들여 짓는 시의 축성을
미당은 혼자서 가뿐이 지어냈다는 느낌은 나만의 느낌일까.
그렇게 때문에 친일의 부끄러운 이력에도 큰 저항없이 대가의 자리를 보전할 수 있을 수 있었던 것 아닐까.
친일 행각에 대해 변명을 했는지 진정 참회를 했는지는 나는 잘 모르겠다. 전시된 내용으로는 대가답지 못한 변명이지만.
시를 떠나 그의 인간됨에 대해서 아는 바도 없다.
다만 분명한 건 가장 잘 우리말을 다룰 줄 아는, 다시 말해 우리말을 사랑했음에 분명했을 사람이 친일시들을 썼다는 것이고
그로서는 자신의 삶에서 도려내고 싶었던 시기이겠다는 것, 그리고 내놓을 것 없는 삶일지언 정
우리는 우리 삶에서 부끄러워 지워버리버리고 싶은 때는 없을까 하는 반성을 해야 되겠더라는 것.
비가 꽤 거세어 잠깐 거리임에도 엄두가 안나 차에서 기다려야 했는데, 차 안에서 장난삼아 찍어본 문학관이다.
친일시 몇 편
생가 가는 길. 마을이 참 편안하고 풍요로와 보인다.
이 곳은 어느 집이나 동백 한 두 그루는 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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