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부록으로 온 2014년 올해의 책 목록, 행복한 책꽂이. 지금은 2015년 인데 지난 일년 게을리한 독서를 올 숙제 삼아 하란 건가.
놀랄 것도 없지 말입니다만.... 내 사는 게 늘 이런 식이로구나. 늘 이런 식으로 뒤처져서는.... 한 해쯤 뒤지는 건 일도 아니니, 책이라면 그나마 나은 편이겠지. 내가 하지 못한 사람의 도리는 어쩔 것인가. 내가 저버린 연민과 애도와 인사와 사과와 투쟁과 사랑, 그리고 부대낌 속에서 잃어간 반짝이는 삶의 은빛 비늘들.
남의 말을 징그럽게도 안 듣는 나이지만 올해는 가능하다면 겸손하게, 수굿하게 살아볼까나. 무려 반세기를 사는 동안 이룬 것이 이토록 한심하니 이제 기약할 수 없는 남은 생이라도 착실히 한 줌 결실을 도모해 볼 것인가. 그러니 이제 남이 좋다는 책도 사서 책꽂이를 행복하게 해주고 최루 영화도 보며 천진하게 울어도 보고 일일 막장 드라마라도 시청률 높다면 다 이유가 있으려니 다수의 몽매라 매도하지 말고 비급 씨급 등급도 매기지 말고 기꺼이 권선징악의 정의 구현에 동참해 볼 것이며 이웃과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나의 오만에 편견, 아울러 권태까지 지난한 극복의지로 과감히 말살할 것이며 고분고분한 말투로 엄마를 경악시킬 것이며, 윗사람을 분석하지 말것이며... (얼마나 더 남았나. 순하게 사는 길이 참 멀기도 하구나) 일상을 살며 차근차근 하나씩 의미의 과한 부여를 애써 보아야 할 것인가
'삶의 그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환한 봄날 휴일 아침(15.03.28) (0) | 2015.03.28 |
---|---|
가난한 친구 목록(15.02.23) (0) | 2015.02.24 |
왜 늘 안쓰러운지( 14.12.04) (0) | 2014.12.04 |
눈에 휘둘린 하루(14.12.04) (0) | 2014.12.04 |
나도 상냥해질지 모른다(14.11.30) (0) | 2014.1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