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마지막 날이다. 의미없다. 아이들에겐 사탕받는 할로윈 일 뿐.
오늘 한 아이가 평펑 눈물을 쏟으며 제 곁의 아이를 일방적으로 퍽퍽 소리가 나도록 치고 있었다.
맞는 아이가 같이 화를 냈더라면 때리는 아이가 덜 가여웠을 텐데, 맞는 아이는 참는 저를 대견해하고 있다.
맞은 아이가 상황을 설명한다.
둘이 놀다가 다른 아이와 할 얘기가 있어 돌아 앉았단다. 맞은 아이가 심술을 부리기 시작했단다.
지우개를 잘라 던지고 쿡쿡 찌르고 하여 짜증을 내니 욕을 하며 때리기 시작하더란다.
맞은 아이에게 잘 참았구나 칭찬을 해 주고 내보내고 물었다.
" 왜 때렸니? " 말없이 섧게 울기만 한다. 나는 그 이유를 알것 같다.
어려서 버려져 보육원에서 자라는 그 아이는 그 잠깐의 친구의 외면이 순간 견디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사랑이 너무 고파서 남에겐 흔해 터진 작은 관심조차 사랑이 되어 그리도 간절했던 건지.
다독여 보내는데 그 뒷모습이 얼마나 짠하던지.
소년들의 우정이란 고작해야 함께 공차고 게임하고 수틀리면 욕하고 씨근덕거리다 또 쪽수 맞추어 공차는게 고작인데,
사랑의 적정량을 알지 못하는 그 아이는 살면서 얼마나 사랑 때문에 실수하고 아플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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