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아이들 덕분에 고독이 달다(14.10.31)

heath1202 2014. 10. 31. 15:56

비가 내리는 오늘은 우선  ""의 음악을 깔고...^^

 

다음 주에 3학년 마지막 시험이라 정리해 주느라 내내 분주하다, 이제야 창가에 잠시 서 본다.

보는 것 만으로 빗방울이 선뜻하게 느껴질 만큼 공기가 차갑다.  

처음엔 질색을 했던 건물의 끝 음습한 기운조차 감도는 이 특별실이 이제 너무도 좋다.

비가 오면 더욱 들떠 시험 따윈 아랑곳 없이 왁자하던 아이들이 썰물처럼 빠져 나가고 나니

적막이 더욱 깊고 나는 종료일이 야금야금 다가오는 원격연수도 미뤄둔 채 모처럼의 평화를 달게 맛보고 있다.

아이들 덕분이다.  혼자 있는 것이 이렇게 편안하고 즐거운 일이 된 것은.

아이들을 대함에 다정하려 애쓰고 많이 웃어주려 애쓰다 보면 결국 내가 행복해 지는 것은 기정사실이나

한편으론 때로 애쓰지 않고도 그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숨을 포옥 내쉬게 된다. 

혼자 있게 되는 이런 시간에 비로소 나는 사랑의 의무에서 놓여나는 기분이다.

 

있는 그대로 흐르게 두라.  이제는 깊은 응시 만으로도 사랑은 충분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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