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한 달에 한 해의 반쯤을 산 것 같다.
블로그를 들여다 볼 생각을 하는 것 조차 피곤한 일이어서 아예 한갖지게 밀어 두자 했다.
그리도 바삐 살았는데 돌아보니 대체 무엇때문에 그리도 바빴는지 모르겠다.
다시 말하면 힘써 살아온 보람을 느낄 수 없다는 거다.
하루하루가 전쟁이다.
이런 비유가 진부하지만 전쟁이 아니면 무엇이랴 할 만큼 일상이 그렇다.
한숨 돌린다는 것이 낯설 만큼 늘 헐떡이며 문득 억울하다는 생각이 든다.
누가 뭐래도 내 생각은 그렇다.
남도 여유롭고 행복해야 하고 나도 그래야 한다.
탑정에 봄을 보러 간게 삼주 전이었다.
이른 봄 버드나무의 부지런한 새싹을 보며 또 봄바람에 이는 호수의 잔물결을 보며 지치고 거친 마음을 다독였었다.
사진도 몇 장 찍었지만 그 뿐, 내 마음에 되새길 여유를 갖지 못했다.
카메라 속에는 온갖 사진이 묵어가고 있다.
내박쳐진 사진은 애틋한 추억도 못되고 얼른 털어내야할 부담이 되어 버린다.
오늘 모처럼 벼르고 별러 사진 몇 장 지우고 나니 마음이 조금 홀가분해 졌다.
아직도 카메라엔 이곳 저곳에서 찍은 사진들이 퇴적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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